[정병근] 수국 앞에서/정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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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 앞에서/정병근
덜 본 얼굴 하나가 어른거린다
천추의 문장 밖에서
나는 서성인다
가지런히 모은 두 손
몽친 몸이 바람에 흔들린다
소문이 도착하기 전에
너는 오늘의 날씨를 흘려듣는다
앞말을 버린다
그리운 할 때의 그리움을
사랑하는 할 때의 사랑을
꿈에도의 꿈을
버리고 지나가는 투로
잠시 네 앞에 설 때,
너는 그저 깨끗하고 선한 눈으로
발목을 내어주고 고개를 돌리고
그런 무방비로
깍지 낀 한아름의 다발로
내 안에 수굿이 든다
뭐라 해야 하나
뭐라 하지 않아야 하나
그간의 안부와 이런 해후를
어그러진 맹세의 자초지종을
물어야 하나
답해야 하나
- 계간『시산맥』2020년 가을호.
덜 본 얼굴 하나가 어른거린다
천추의 문장 밖에서
나는 서성인다
가지런히 모은 두 손
몽친 몸이 바람에 흔들린다
소문이 도착하기 전에
너는 오늘의 날씨를 흘려듣는다
앞말을 버린다
그리운 할 때의 그리움을
사랑하는 할 때의 사랑을
꿈에도의 꿈을
버리고 지나가는 투로
잠시 네 앞에 설 때,
너는 그저 깨끗하고 선한 눈으로
발목을 내어주고 고개를 돌리고
그런 무방비로
깍지 낀 한아름의 다발로
내 안에 수굿이 든다
뭐라 해야 하나
뭐라 하지 않아야 하나
그간의 안부와 이런 해후를
어그러진 맹세의 자초지종을
물어야 하나
답해야 하나
- 계간『시산맥』2020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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