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남] 배호 5/장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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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호 5/장석남
이화여고 앞길
나의 행방이 오랜만에 눈발 속에 들었구나
발길은 市政 밖으로 낮게 조아린 길들과 내연하며
꺾어진 한 길목의 꺾인 고백이 되어주고
주머니까지 흘러내린 가슴을
두 손은 꼭 쥔 채 놓을 수 없구나
덕수궁아, 자꾸
자기 그림자만 물끄러미 쳐다보지 마
自己야
단추 떨어져 열린 속도 품이라고
바람든 눈손이들 기웃기웃 찾아들어
가슴을 헐값에 임대 놓고 싶구나
눈이 길을 막으면(제발 막아주었으면!)
내 죽음도 아무데서고 一泊
맞닥뜨려야겠지
그래야겠지
- 장석남,『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문학과지성사, 1995)
이화여고 앞길
나의 행방이 오랜만에 눈발 속에 들었구나
발길은 市政 밖으로 낮게 조아린 길들과 내연하며
꺾어진 한 길목의 꺾인 고백이 되어주고
주머니까지 흘러내린 가슴을
두 손은 꼭 쥔 채 놓을 수 없구나
덕수궁아, 자꾸
자기 그림자만 물끄러미 쳐다보지 마
自己야
단추 떨어져 열린 속도 품이라고
바람든 눈손이들 기웃기웃 찾아들어
가슴을 헐값에 임대 놓고 싶구나
눈이 길을 막으면(제발 막아주었으면!)
내 죽음도 아무데서고 一泊
맞닥뜨려야겠지
그래야겠지
- 장석남,『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문학과지성사,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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