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남] 분꽃이 피었다/장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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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이 피었다/장석남
분꽃이 피었다
내가 이 세상을
사랑한 바 없이
사랑을 받듯 전혀
심은 바 없는데 분꽃은 뜰에 나와서
저녁을 밝히고
나에게 이 저녁을 이해시키고,
내가 이 세상에 오기 전의 이 세상을
보여주는 건지,
이 세상에 올 때부터 가지고 왔다고 생각되는
그 悲哀보다도 화사히
분꽃은 피어서 꽃 속을 걸어나오는 이 있다
저물면서 오는 이 있다
- 장석남,『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창작과비평사, 2001)
분꽃이 피었다
내가 이 세상을
사랑한 바 없이
사랑을 받듯 전혀
심은 바 없는데 분꽃은 뜰에 나와서
저녁을 밝히고
나에게 이 저녁을 이해시키고,
내가 이 세상에 오기 전의 이 세상을
보여주는 건지,
이 세상에 올 때부터 가지고 왔다고 생각되는
그 悲哀보다도 화사히
분꽃은 피어서 꽃 속을 걸어나오는 이 있다
저물면서 오는 이 있다
- 장석남,『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창작과비평사,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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