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집 여자/유홍준 > 아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400
어제
861
최대
3,544
전체
298,147
  • H
  • HOME

 

[유홍준] 버드나무집 여자/유홍준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16회 작성일 2025-04-17 07:43:12 댓글 0

본문

버드나무집 여자/유홍준

버드나무 같다고 했다 어탕국수집 그 여자, 아무데나 푹 꽂아놓아도 사는 버드나무 같다고…… 노을강변에 솥을 걸고 어탕국수를 끓이는 여자를, 김이 올라와서 눈이 매워서 고개를 반쯤 뒤로 빼고 시래기를 휘젓는 여자를, 그릇그릇 매운탕을 퍼담는 여자를, 애 하나를 들쳐업은 여자를

아무데나 픽 꽂아놓아도 사는
버드나무 같다고
검은 승용차를 몰고 온 사내들은
버드나무를 잘 아는 물고기를 잘 아는 단골처럼
여기저기를 살피고 그 여자의 뒤태를 훔치고
입안에 든 민물고기 뼈 몇점을
상 모서리에 뱉어내곤 했다

버드나무, 같다고 했다

- 『저녁의 슬하』(창비, 201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