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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저수지는 웃는다/유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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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6회 작성일 2025-04-17 07:42: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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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는 웃는다/유홍준

저수지에 간다
밤이 되면 붕어가 주둥이로
보름달을 툭 툭 밀며 노는 저수지에 간다
요즈음의 내 낙은
저수지 둑에 오래 앉아 있는 것
아무 돌멩이나 하나 주워 멀리 던져보는 것
돌을 던져도 그저
빙그레 웃기만 하는 저수지의 웃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 긴긴 한숨을 내뱉어 보는 것
알겠다 저수지는
돌을 던져 괴롭혀도 웃는다 일평생 물로 웃기만 한다

생전에 후련하게 터지기는 글러먹은 둑, 내 가슴팍도 웃는다

- 『저녁의 슬하』 (창비,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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