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유안진 > 아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1,037
어제
545
최대
3,544
전체
348,709
  • H
  • HOME

 

[유안진] 누이/유안진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2회 작성일 2025-06-16 08:07:14 댓글 0

본문

누이/유안진

물론 농담이긴 하지만
영계영계 하는 친구들이
업어 키운 막내동생처럼 대견스러워지는
여자 오십의 이 합자연증合自然症

누가 들어도 하품할 이 나이에는
반나절은 눈이 쉬고 반나절은 귀가 쉬는
겨울산하가 되고 싶다
세상의 누이가 되고 싶을 따름이다

빵빠르를 울리며 출현해서는
젊음을 요절내듯 결단내듯 치닫는 신세대도
어리광 받아주듯 손뼉 쳐주고 싶다

비법은 고사하고 평범도 밑돌아서
굳이 있음 없음을 가릴 필요조차 없는
누구에게나 흉허물없는 사이이고 싶다
슬플 때 간절해지는 고향 같은 이름으로.

- 『기쁜 이별』(도서출판 오상, 1998)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