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무] 공휴일/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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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휴일/이재무
아파트 단지 공터는 미취학 아동들의 놀이터이다 고함소리, 우는 소리, 웃는 소리의 풍선들이 솟아오르고 우르르 몰려가고 터지고 소리의 잔물결이 햇살에 반짝거려 눈이 부시다 공휴일 늦잠에서 깨어난 가장들은 베란다나 복도로 나와 서서 아직 눈가에 달라붙은 달착지근한 잠의 검불 뜯어내며 아이들을 짜증과 만족이 반씩 섞인 눈으로 바라다 본다 울타리 너머 초록은 신선하고 불어오는 바람이 담배맛을 달게 만든다 그러나 가장들은 선뜻 나서지 못 한다 몸에 남은 알콜 기운과 납처럼 무거운 피로가 그들의 몸 다시 방안으로 밀어 넣는다
- 『몸에 피는 꽃』(창작과비평사, 2003)
아파트 단지 공터는 미취학 아동들의 놀이터이다 고함소리, 우는 소리, 웃는 소리의 풍선들이 솟아오르고 우르르 몰려가고 터지고 소리의 잔물결이 햇살에 반짝거려 눈이 부시다 공휴일 늦잠에서 깨어난 가장들은 베란다나 복도로 나와 서서 아직 눈가에 달라붙은 달착지근한 잠의 검불 뜯어내며 아이들을 짜증과 만족이 반씩 섞인 눈으로 바라다 본다 울타리 너머 초록은 신선하고 불어오는 바람이 담배맛을 달게 만든다 그러나 가장들은 선뜻 나서지 못 한다 몸에 남은 알콜 기운과 납처럼 무거운 피로가 그들의 몸 다시 방안으로 밀어 넣는다
- 『몸에 피는 꽃』(창작과비평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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