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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 하루살이/한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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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8회 작성일 2025-05-22 19:03:4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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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한승원

사랑 주체 못 해 엎치락뒤치락한 내 영혼의 살비늘들
  자기가 무슨 장자의 붕새라고
  천만 리 머나먼 허공 날아서
꽃구름 세상 한복판에 놓인
그대의 침실
방충망 틈새로 들어가
물너울 같은 침대머리
첫 관계 때 흰 요에 흘린 생피 빛깔의 새끼전등불에 비친
그대의 얼굴과 몸 냄새에 취해
옴마니반메홈 옴마니반메홈
발기하고 사정하고 다시 또 발기하고 사정하고
허섭쓰레기처럼 가벼워지다가
이튿날 아침
그대의 진공 청소기의 블랙 홀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순간
우리 함께 맛보는 한 오라기의 치자빛 현기증 같은 열락.

-  『노을 아래서 파도를 줍다』(문학과지성사,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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