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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최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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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털 빠지는 산성비가 쏟아지길래
하까다 우동집 앞에 서서 비를 피했지.
우동집 식탁들은
불어터진 시간을 먹는 얼굴들로 꽉 차 있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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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칠 듯
그치지 않아
우산 파는 집을 찾아 길을 떠났지.
머리가 뭐길래
손바닥으로 비대해진 머리를 가리고
흠뻑 쏘다니다 마침내 우산을 샀지.
우산을 쓰고 나오니까
하필 그때 비가 그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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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그게 다야 그게 다야라고 말하겠지만
슬픔엔 짠 슬픔도 있고
싱거운 슬픔도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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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속도시의 즐거움』(세계사,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