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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완] 개똥밭 인연설/김진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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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0회 작성일 2025-05-02 11:26:5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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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밭 인연설/김진완

해남 간다
손잡으면 전생 어미가 뭉클 잡히는 김태정 시인 보러 간다
마음 곯은 자가 몸 곯은 이에게 가는 길은 멀다
가기 싫은 길 억지로 가는 길이다
울지 말자 이 악물고 가는 길이다

ㅡ 누님 여기 정 떼지 말고 조금 더 살아주시오 
ㅡ 죽으면 또 멱살 잡혀 이 세상 다시 올 테지…… 다음 생엔 건강한 몸으로 나고 싶어…… 후생에 우리 꼭 다시 만나자 그때…… 맛있는 거 많이 해줄게 지금은…… 내가 숨이…… 숨이 너무 차서……

턱밑까지 차오른 이승 바다
그 너머엔 숨이 편한 나라가 있을 것이다
거기서 누님은 한숨 돌리고
가기 싫은 길 억지로 떠날 것이다
널린 게 슬픔뿐인 이 개똥밭에
눈물 안 보태겠다고 어금니 악물고 올 것이다

- 『모른다』(실천문학사,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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