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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완] 모른다/김진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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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0회 작성일 2025-05-02 11:26:2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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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김진완

종로 3가 금은방 뒷골목
남이 먹다 남긴 점심상
먼지 바람 등지고 앉아
마른밥 먹는 남자 본다

양철 쟁반 철수세미 자국
눈이 시어
반눈 뜬 채
우물우물 밥 먹는
저 사내를
나는 안다

구겨 신은 신발에
넘치게 담긴 맨발
까만 때 반질대는
복숭아뼈도
나는 안다

쭈글쭈글한 감자알이
젓가락에서 미끄러지자
저 사내 제 복숭아뼈를 뽑아
우물우물 삼키는 저 이를
나는 아는 것이다

아! 라는 감탄과 긍정이 빠져
절뚝대는 생의 이름
복숭뼈!
모른다 모른다 아, 나는 모른다

- 『모른다』(실천문학사,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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