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우] 중고의자/김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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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의자/김수우
늙은 당나귀처럼 세상의 소리를 삼키고 있다
도무지 존경스럽지 않는 노후
앉았던 사람 뱃속마다 왈캉대던 아우성를 기억하는지
먼지 털면 드러나는 소리, 소리의 나이테
부스럼투성이 노쇠한 귀
사막 저편 고대왕국의 굽다리 토기조각처럼
다시 서럽고 튼튼한 기억이 되어주려는지
오래 기다린 사람, 기다림을 잊듯, 병신 같은 손길로
좌천동 시장, 의자가 나를 고른다
한참 실랑이하다 의자, 만 오천 원에 나를 산다
내 안의 소리들, 우두둑 일어선다
- 『몰락 경전』(실천문학사, 2016)
늙은 당나귀처럼 세상의 소리를 삼키고 있다
도무지 존경스럽지 않는 노후
앉았던 사람 뱃속마다 왈캉대던 아우성를 기억하는지
먼지 털면 드러나는 소리, 소리의 나이테
부스럼투성이 노쇠한 귀
사막 저편 고대왕국의 굽다리 토기조각처럼
다시 서럽고 튼튼한 기억이 되어주려는지
오래 기다린 사람, 기다림을 잊듯, 병신 같은 손길로
좌천동 시장, 의자가 나를 고른다
한참 실랑이하다 의자, 만 오천 원에 나를 산다
내 안의 소리들, 우두둑 일어선다
- 『몰락 경전』(실천문학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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