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치에 치명적인 붉은 점이/길상호 > ㄱ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813
어제
667
최대
3,544
전체
297,699
  • H
  • HOME

 

[길상호] 명치에 치명적인 붉은 점이/길상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392회 작성일 2025-03-09 13:12:14 댓글 0

본문

명치에 치명적인 붉은 점이/길상호

불안은 늘 명치끝에서 왔다 갈비뼈와 갈비뼈 사이 덮개도 없이
놓여 있는 우물 , 두레박이 닿을 때마다 사이렌의 파장이 물결쳤
다 얄팍하게 쌓아놓은 우물의 내벽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태
로웠다 명치에 줄 내렸던 그녀 시원한 물이 아니라 부들부들 떨
고 있는 물결의 그림자만 끌어 올려놓고 더 목이 말랐다
 그녀 떠난 자리에 서서 돌을 주워 우물에 던져 넣었다 구멍을
다 메워버리려 , 모든 파장 돌무덤 속에 눌러놓으려 ,첨벙 첨벙 돌
을 던질 때마다 헉, 헉, 숨이 막혔다 급소를 맞추고서 돌은 입이
더 무거워졌다 첨벙, 물소리 속으로 가라앉은 침묵이 궁금해 우
물 들여다보았을 때 아, 거기 깨진 얼굴로 피 흘리는 아버지의 그림자
집 나간 아버지의 명치에도 붉은 점이 있었다 가슴이 답답하다
며 손바닥으로 자주 명치를 누르곤 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