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호] 강아지풀/길상호
페이지 정보
본문
강아지풀/길상호
지난 세월 잘도 견뎌냈구나
말복 지나 처서 되어 털갈이 시작하던
강아지풀, 제대로 짖어 보지도 못하고
벙어리마냥 혼자 흔들리며 잘도 버텨냈구나
외딴 폐가 들러 주는 사람도 없고
한 웅쿰 빠져 그나마 먼지 푸석한 털
누가 한 번 보듬어 주랴, 눈길이나 주랴
슬픔은 슬픔대로 혼자 짊어지고
기쁨은 기쁨대로 혼자 웃어넘길 일
무리 지어 휘몰려 가는 바람 속에
그저 단단히 뿌리박을 뿐, 너에게는
꽃다운 꽃도 없구나
끌어올릴 꿈도 이제 없구나
지금은 지붕마다 하얗게 눈이 내리고
처마 끝 줄줄이 고드름 자라는 계절
빈집에는 세월도 잠깐 쉬고 있는 듯
아무런 기척 없는데 너희만 서로
얼굴 비비며 마음 다독이고 있구나
언 날이 있으면 풀릴 날도 있다고
말없이 눈짓으로 이야기하고 있구나
어느새 눈은 꽃잎으로 떨어져
강아지풀, 모두 눈꽃이 된다
지난 세월 잘도 견뎌냈구나
말복 지나 처서 되어 털갈이 시작하던
강아지풀, 제대로 짖어 보지도 못하고
벙어리마냥 혼자 흔들리며 잘도 버텨냈구나
외딴 폐가 들러 주는 사람도 없고
한 웅쿰 빠져 그나마 먼지 푸석한 털
누가 한 번 보듬어 주랴, 눈길이나 주랴
슬픔은 슬픔대로 혼자 짊어지고
기쁨은 기쁨대로 혼자 웃어넘길 일
무리 지어 휘몰려 가는 바람 속에
그저 단단히 뿌리박을 뿐, 너에게는
꽃다운 꽃도 없구나
끌어올릴 꿈도 이제 없구나
지금은 지붕마다 하얗게 눈이 내리고
처마 끝 줄줄이 고드름 자라는 계절
빈집에는 세월도 잠깐 쉬고 있는 듯
아무런 기척 없는데 너희만 서로
얼굴 비비며 마음 다독이고 있구나
언 날이 있으면 풀릴 날도 있다고
말없이 눈짓으로 이야기하고 있구나
어느새 눈은 꽃잎으로 떨어져
강아지풀, 모두 눈꽃이 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