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경] 풀꽃 연가/박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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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 연가/박미경
내가 갈 곳도 갈 수도 없다는 걸
네가 알지 않는 게 좋겠어
그냥 이대로
내 몸을 아프게 흔드는 바람이나
잊은 듯 가끔 들여다보았으면 해
한 번쯤 네가 날 보며 알 수 없는
슬픔에 잠겨도 좋겠지
아님 보일락말락 하는 미소이거나
꿈꾸는 눈동자로
눈 들어 하늘 한 번 쳐다보는 것도
괜찮을 거야
그러다가
네 손에 가는 허리가 끊어지면
아주 아프지는 않겠어
그때에 흐린 먼지가 되었으면 헤
네 곁을 끊임없이 맴도는 구름 같은
떠돌다가
아주 네 코나 입으로 들어가
그냥 네 몸이 되었으면 좋겠어
네가 가장 사랑하는
매끈한 네 몸이 되었으면 좋겠어
- 『풀꽃 연가』(문학의전당, 2005)
내가 갈 곳도 갈 수도 없다는 걸
네가 알지 않는 게 좋겠어
그냥 이대로
내 몸을 아프게 흔드는 바람이나
잊은 듯 가끔 들여다보았으면 해
한 번쯤 네가 날 보며 알 수 없는
슬픔에 잠겨도 좋겠지
아님 보일락말락 하는 미소이거나
꿈꾸는 눈동자로
눈 들어 하늘 한 번 쳐다보는 것도
괜찮을 거야
그러다가
네 손에 가는 허리가 끊어지면
아주 아프지는 않겠어
그때에 흐린 먼지가 되었으면 헤
네 곁을 끊임없이 맴도는 구름 같은
떠돌다가
아주 네 코나 입으로 들어가
그냥 네 몸이 되었으면 좋겠어
네가 가장 사랑하는
매끈한 네 몸이 되었으면 좋겠어
- 『풀꽃 연가』(문학의전당,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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