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구] 돌각담/곽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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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각담/곽재구
남도 석성마을
김봉길 할아버지의 돌각담에는요
봉숭아꽃 족두리꽃 분꽃 맨드라미 과꽃 할 것 없이
세상사 다 덮었는디요
꽃 틈새로 또 무엇이 숨었는가
찬찬히 들여다보면
작은 하늘 하나 졸졸졸졸
하루 종일 흘러가는디요
올해 여든살 된 이웃집 김생임 할아버지가 육자배기 부르다
싫증나면 흰 보시기에 된장 퍼 들고
새순 돋은 무밭 가장자리 걸터앉아
어이 봉길이 어이 봉길이
부르는 소리 바람에 실려갑니다.
- 곽재구, 『참 맑은 물살』(창작과비평, 1995)
남도 석성마을
김봉길 할아버지의 돌각담에는요
봉숭아꽃 족두리꽃 분꽃 맨드라미 과꽃 할 것 없이
세상사 다 덮었는디요
꽃 틈새로 또 무엇이 숨었는가
찬찬히 들여다보면
작은 하늘 하나 졸졸졸졸
하루 종일 흘러가는디요
올해 여든살 된 이웃집 김생임 할아버지가 육자배기 부르다
싫증나면 흰 보시기에 된장 퍼 들고
새순 돋은 무밭 가장자리 걸터앉아
어이 봉길이 어이 봉길이
부르는 소리 바람에 실려갑니다.
- 곽재구, 『참 맑은 물살』(창작과비평,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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