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은] 섣달그믐/강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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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달그믐/강성은
고양이가 책상 위에 잠들어 있다
고양이를 깨우고 싶지 않아
나는 따뜻한 음식을 만들기로 한다
손에 든 감자 자루를 놓치자
작은 감자알이 끝도 없이 굴러 나온다
쏟아지는 감자를
어찌할 수 없어 멍하니 바라보는데
갑자기 라디오가 켜지고
어제 들었던 노래가 흘러나와
밖에선 종말처럼 어두운 눈이 내리고 있고
나는 이제 잠에서 깨버릴 것 같은데
집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고양이가 너무 오래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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