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끝별] 가스 밸브를 열며/정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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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밸브를 열며/정끝별
이십 년 전 일이다 첫딸을 낳은 직후였고 강의를 마치고
강사실에 들어갔을 때였다 독신의 선배가 독설을 날렸다
오랜만 시인!
엄마는 절망할 수 없다는데
절망 없는 시인의 시는 안녕할까?
그때 나는 귀담아듣지 않았다
할 일은 많았고 시 쓸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맙소사 둘째까지 낳고
둘째가 성년이 되는 날
천돌에 봉인해두었던 그 말을 꺼내들었다
나를 향해 있었다
눈부시게 벼려져 있었다
날을 향해 기꺼이 달려갔다
이제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 절망 따위
이제 그만 엄마여도 돼
이십 년 전 일이다 첫딸을 낳은 직후였고 강의를 마치고
강사실에 들어갔을 때였다 독신의 선배가 독설을 날렸다
오랜만 시인!
엄마는 절망할 수 없다는데
절망 없는 시인의 시는 안녕할까?
그때 나는 귀담아듣지 않았다
할 일은 많았고 시 쓸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맙소사 둘째까지 낳고
둘째가 성년이 되는 날
천돌에 봉인해두었던 그 말을 꺼내들었다
나를 향해 있었다
눈부시게 벼려져 있었다
날을 향해 기꺼이 달려갔다
이제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 절망 따위
이제 그만 엄마여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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