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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 바다의 용서/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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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3회 작성일 2025-04-14 14:57: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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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용서/정일근

누군가 용서하고 싶은 날 바다로 가자
누군가 용서하며 울고 싶은 날
바다로 가자

나는 바다에서 뭍으로 진화해 온
등 푸른 생선이었는지 몰라, 당신은
흰 살 고운 생선이었는지 몰라

바다는 언제나 우리의 눈물 받아
제 살에 푸르고 하얗게 섞어 주는 것이니

바다 앞에서 용서하지 못할 사람 없고
용서받지 못할 사랑은 없으니
바다가 모든 것 다 받아 주듯이 용서하자

마침내 용서하는 날은
바다가 혼자서 울듯이 홀로 울자

-  『착하게 낡은 것의 영혼』(시학,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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