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호] 시간을 이겨내는 그림자/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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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이겨내는 그림자/전성호
- 부산 좌천4동 산 68-5번지
구겨져 흐르는 산동네
슬레이트 지붕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세례를 받아야
빈 병 속의 꽁초들은 떠오른다
고물상의 소망도 그러한가
장맛비에 갇힌 근육의 우울
혼자된 벙어리
치매를 이기기 위해 숫자를 센다
종일 걸었던 걸음을 센다
셀 수 있는 모든 것,
그래도 같이 낡아가는 라디오
나이 찬 고양이가 곁에 앉아 말이 없다
찾아오는 것은 싫어하시면서도
선물 담았던 빈 박스들은
고물상에 넘기지 않는 함경도 손 씨 노인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 『저녁 풍경이 말을 건네신다』(실천문학사, 2011)
- 부산 좌천4동 산 68-5번지
구겨져 흐르는 산동네
슬레이트 지붕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세례를 받아야
빈 병 속의 꽁초들은 떠오른다
고물상의 소망도 그러한가
장맛비에 갇힌 근육의 우울
혼자된 벙어리
치매를 이기기 위해 숫자를 센다
종일 걸었던 걸음을 센다
셀 수 있는 모든 것,
그래도 같이 낡아가는 라디오
나이 찬 고양이가 곁에 앉아 말이 없다
찾아오는 것은 싫어하시면서도
선물 담았던 빈 박스들은
고물상에 넘기지 않는 함경도 손 씨 노인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 『저녁 풍경이 말을 건네신다』(실천문학사,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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