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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남] 고양이가 다니는 길/장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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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3회 작성일 2025-04-06 22:25:10 댓글 0

본문

고양이가 다니는 길/장석남

조용하여라
다정하여라
위태로워라

어긋나지 않고
침잠의 때에만 가만히 열리는
고양이가 다니는 길

말을 들어보니
사랑이 그리하네
먼 허공에만 빛 띄운 어둠의 길
가랑비와 함께 다니는 길
절벽과 노니는 길
격렬한 고요의 길

어긋나지 않고
따스하게 숨은
고양이가 다니는 길

- 장석남,『꽃 밟을 일을 걱정하다』(창비,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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