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승] 세발자전거/이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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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발자전거/이병승
구부러진 경사로에서
꼬마가 세발자건거를 타고 내려오다
콰당 넘어진다
직진하려는 가속도의 힘과
왼쪽으로 트는 힘 사이의 균형을
아직 조절할 능력이 없는 꼬마
넘어져 엉엉 울던 아이는
다시 세발자전거를 끌고
처음 출발했던 경사로 위쪽으로 간다
앙다문 입으로 앞을 노려보며 쒜에엥 다시 내려온다
또 꽈당 넘어진다
브레이크가 없으니 땅을 디뎌가며
페달을 발로 힘껏 밀다가
아예 다리를 쫙 벌려 발을 떼기도 하고
몸을 왼쪽으로 기울여 무게 중심을 옮기면서
넘어지고 까진 무릎에 빨간 꽃 피우며
아까와는 또 다른 모양으로
끝끝내 타고 또 탄다
이제는 자전거가 너무 작아진
저 거대한 꼬마
- 『까닭 없이도 끄떡없이 산다』(실천문학사, 2014)
구부러진 경사로에서
꼬마가 세발자건거를 타고 내려오다
콰당 넘어진다
직진하려는 가속도의 힘과
왼쪽으로 트는 힘 사이의 균형을
아직 조절할 능력이 없는 꼬마
넘어져 엉엉 울던 아이는
다시 세발자전거를 끌고
처음 출발했던 경사로 위쪽으로 간다
앙다문 입으로 앞을 노려보며 쒜에엥 다시 내려온다
또 꽈당 넘어진다
브레이크가 없으니 땅을 디뎌가며
페달을 발로 힘껏 밀다가
아예 다리를 쫙 벌려 발을 떼기도 하고
몸을 왼쪽으로 기울여 무게 중심을 옮기면서
넘어지고 까진 무릎에 빨간 꽃 피우며
아까와는 또 다른 모양으로
끝끝내 타고 또 탄다
이제는 자전거가 너무 작아진
저 거대한 꼬마
- 『까닭 없이도 끄떡없이 산다』(실천문학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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