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부] 노래/이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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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이성부
고향에 내려 바람에 눈 씻고 보면
고향 사람들의 얼굴
대낮에도 웬 그림자에 가려 있다.
뜨거운 마음을
낯익은 이의 손에 겹치면
힘없이 빠지는 손,
감추는 손.
다시 보는 고향 흙 맨발로 밟아도
고향의 다순 살결은 끝내 아니다.
벌거숭이로 몸 비비던,
다 닳아진 신발에도 와 닿던,
눈물나는 그 흙이 아니다.
겁에 질려 움츠린 大地,
숨어버린 땅.
달이 없고 말이 없어 沈默까지도 없다.
고향은 이제 안부를 묻지 않는다.
어떻게 되었느냐를 묻지 않는다.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아 아무것도……
- 『百濟行』(창작과비평사, 1977)
고향에 내려 바람에 눈 씻고 보면
고향 사람들의 얼굴
대낮에도 웬 그림자에 가려 있다.
뜨거운 마음을
낯익은 이의 손에 겹치면
힘없이 빠지는 손,
감추는 손.
다시 보는 고향 흙 맨발로 밟아도
고향의 다순 살결은 끝내 아니다.
벌거숭이로 몸 비비던,
다 닳아진 신발에도 와 닿던,
눈물나는 그 흙이 아니다.
겁에 질려 움츠린 大地,
숨어버린 땅.
달이 없고 말이 없어 沈默까지도 없다.
고향은 이제 안부를 묻지 않는다.
어떻게 되었느냐를 묻지 않는다.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아 아무것도……
- 『百濟行』(창작과비평사,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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