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사루비아/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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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루비아/이창수
오지랖 넓은 수탉이
배추벌레 찾아 마당 헤집고
단청 밑엔 어머니 말씀대로
하는 일 없이 날마다 돈만 까먹는 냉장고가
파김치 한 포기 담고
오늘도 배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나는 나이테가 아무렇게나 뻗어나간
툇마루에 누워
방금 우체부가 가져온 청첩장만 받아놓고
멍석에 널린 고추만
눈시울이 붉어지도록 바라보고 있습니다
- 『귓속에서 운다』(실천문학사, 2011)
오지랖 넓은 수탉이
배추벌레 찾아 마당 헤집고
단청 밑엔 어머니 말씀대로
하는 일 없이 날마다 돈만 까먹는 냉장고가
파김치 한 포기 담고
오늘도 배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나는 나이테가 아무렇게나 뻗어나간
툇마루에 누워
방금 우체부가 가져온 청첩장만 받아놓고
멍석에 널린 고추만
눈시울이 붉어지도록 바라보고 있습니다
- 『귓속에서 운다』(실천문학사,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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