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익] 구절초/이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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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이수익
저 꽃잎이며 잎새들
퇴색으로 무너지는 가을 들판에
저만 홀로 하얀 소복으로 서 있는
구절초.
죽은 내 친구의 마누라쯤 되나?
마주 대하기 난감한 거리를 두고
새하얀 슬픔으로 정갈하게 정장한 채
눈물 나는 이 계절의 문간 앞에 서서
다소곳이 고개 수그리며 날 마중하는,
아,
꼭 그런 문상길 같은
어느 가을 아침.
- 『꽃나무 아래의 키스』(천년의시작, 2007)
저 꽃잎이며 잎새들
퇴색으로 무너지는 가을 들판에
저만 홀로 하얀 소복으로 서 있는
구절초.
죽은 내 친구의 마누라쯤 되나?
마주 대하기 난감한 거리를 두고
새하얀 슬픔으로 정갈하게 정장한 채
눈물 나는 이 계절의 문간 앞에 서서
다소곳이 고개 수그리며 날 마중하는,
아,
꼭 그런 문상길 같은
어느 가을 아침.
- 『꽃나무 아래의 키스』(천년의시작,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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