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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흠] 보림사, 얼굴 없는 부처/이대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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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0회 작성일 2025-04-20 20:23: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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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림사, 얼굴 없는 부처/이대흠
탐진시편 17

보림사에 가면 목이 뚝 잘린
부처가 있다니까
얼굴이 없으니 부처상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사람 몸 같은 돌덩이 하나 있다니까

안타깝게도 두상이 사라져서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장모창 학예사가 말을 하지만
사실은,

돌부처가 제 얼굴을 버린 거야

천년을 묵언수행했지만
도부지 제 눈도 밝힐 수 없어
자기 목을 그만 뎅겅 잘라낸 거지

얼굴이었던 돌멩이는
어느 집 죽담에 굄돌로 주고
기다렸던 거야

어디 살아 있는 부처가 없나 하고

 - ​『당신은 북천에서 온 사람』(창비,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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