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라] 문병/이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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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이사라
당신도
반짝이는 눈동자가 흔들리지 않던 기억이 있겠지
다친 무릎을 툭툭 털고
긴 상처의 지퍼를 끌어올리고
시간의 바퀴를 굴려
사람이 되려고 하던 날들
하루하루 구름처럼 엉켜 떠다니고
날마다 잡초처럼 세상으로 뻗어나가고
뒤꿈치 내려앉는 신발들처럼 낡아가서
사람이 되려다 말고
마침내 바닥에 드러누운 사람이 되어버리는
그렇게 희미해져버리는
그런데도 그래도
구르지 않는 상자는 사각의 관이 된다고
식구들은 자고 일어나면
창을 열고
공처럼 굴러가네
저만치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녀를 두고
그를 두고
저만치
- 『훗날 훗사람』(문학동네, 2013)
당신도
반짝이는 눈동자가 흔들리지 않던 기억이 있겠지
다친 무릎을 툭툭 털고
긴 상처의 지퍼를 끌어올리고
시간의 바퀴를 굴려
사람이 되려고 하던 날들
하루하루 구름처럼 엉켜 떠다니고
날마다 잡초처럼 세상으로 뻗어나가고
뒤꿈치 내려앉는 신발들처럼 낡아가서
사람이 되려다 말고
마침내 바닥에 드러누운 사람이 되어버리는
그렇게 희미해져버리는
그런데도 그래도
구르지 않는 상자는 사각의 관이 된다고
식구들은 자고 일어나면
창을 열고
공처럼 굴러가네
저만치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녀를 두고
그를 두고
저만치
- 『훗날 훗사람』(문학동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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