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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밤기차를 타고/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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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14회 작성일 2025-04-18 08:43:0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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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기차를 타고/안도현​

​산모퉁이를 돌면서 기차는
쓴약 같은 기적소리로 울고 있었다
유리창에 눈발이 잠깐 비치는가 했더니
이내 눈송이와 어둠이 엎치락뒤치락
서로 껴안고 나뒹굴며 싸우는 폭설이었다
잠들지 않은 것은
나와 기차뿐
철길 옆 낮은 처마 아래 불빛 하나뿐
저기 잠 못 든 이가 처녀라면
기적소리 멀어지면 더욱 쓸쓸해서
밤새도록 불을 끄지 못할 것이다

- 『그대에게 가고 싶다』(도서출판 푸른숲,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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