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밤기차를 타고/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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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기차를 타고/안도현
산모퉁이를 돌면서 기차는
쓴약 같은 기적소리로 울고 있었다
유리창에 눈발이 잠깐 비치는가 했더니
이내 눈송이와 어둠이 엎치락뒤치락
서로 껴안고 나뒹굴며 싸우는 폭설이었다
잠들지 않은 것은
나와 기차뿐
철길 옆 낮은 처마 아래 불빛 하나뿐
저기 잠 못 든 이가 처녀라면
기적소리 멀어지면 더욱 쓸쓸해서
밤새도록 불을 끄지 못할 것이다
- 『그대에게 가고 싶다』(도서출판 푸른숲, 1991)
산모퉁이를 돌면서 기차는
쓴약 같은 기적소리로 울고 있었다
유리창에 눈발이 잠깐 비치는가 했더니
이내 눈송이와 어둠이 엎치락뒤치락
서로 껴안고 나뒹굴며 싸우는 폭설이었다
잠들지 않은 것은
나와 기차뿐
철길 옆 낮은 처마 아래 불빛 하나뿐
저기 잠 못 든 이가 처녀라면
기적소리 멀어지면 더욱 쓸쓸해서
밤새도록 불을 끄지 못할 것이다
- 『그대에게 가고 싶다』(도서출판 푸른숲,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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