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이권 > 아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오늘
83
어제
861
최대
3,544
전체
297,830
  • H
  • HOME

 

[이권] 노숙/이권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이창민 조회 12회 작성일 2025-04-13 07:32:36 댓글 0

본문

노숙/이권

싸우는 것이 아니었다 세상과 대거리 하다
생에 과부하가 걸린 사내

동그랗게 몸을 말은 채 탑골 공원
느티나무 밑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해가 중천에 떠 있어도 깨어나지 않는 사내 분명
이 세상에서 도망갈 궁리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지구 밖으로 나가 다음 생에 지니고 올
패를 고르고 있는 것이다

느티나무가 사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그늘을 당겨
덮어주고 있다 애당초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이 세상에 온 것이 잘못이었다

- 『아버지의 마술』(도서출판 애지, 201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ITE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