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안부/이권 > 아

어떤 안부/이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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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 내리를 부평역 앞 시외버스 정류장
강화 가는 버스 기다리는데 아까부터 위 아래로
찬찬히 나를 읽고 있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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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서 수상한 문장이라도 발견한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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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줄근한 입성이며 까칠하게 돋아난 수염 아니면
어젯밤 내 아랫도리의 비밀을 눈치 챘을까
그녀의 눈은 내 몸 어디쯤까지 밀고 들어 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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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김포행 버스가 들어왔고 그녀는 다시 한번
나를 훑어보고는 버스에 올랐다
실룩거리는 엉덩이가 안녕이라고 말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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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만났을까 강화행 버스는 좀처럼 오지 않고
함박눈 쌓이는 내내 그녀의 안부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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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의 마술』(도서출판 애지,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