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진] 허수아비/유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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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유안진
장가 든 적도 없는데 아들을 두었다고 한다
이름까지 깨끗한 허수(虛手)라는 파다한 소문이다
취중에도 결코 실수한 적 없었지만, 심중에는 간절히 바랐던 적 있었으니, 낳아야 자식인가 키워도 자식이지, 키워보면 안다, 기른 정의 바닥 모를 깊이를
나 같은 빈손에게도 자식이 있었다니
들길까지 마중 나와 기다리는
아비가 모르는 외아들을 둔
성 총각(聖總角)의 애타는 부정(父情)으로
겨울 들녘 풍경도 오히려 따스하다.
- 『다보탑을 줍다』(창비, 2004)
장가 든 적도 없는데 아들을 두었다고 한다
이름까지 깨끗한 허수(虛手)라는 파다한 소문이다
취중에도 결코 실수한 적 없었지만, 심중에는 간절히 바랐던 적 있었으니, 낳아야 자식인가 키워도 자식이지, 키워보면 안다, 기른 정의 바닥 모를 깊이를
나 같은 빈손에게도 자식이 있었다니
들길까지 마중 나와 기다리는
아비가 모르는 외아들을 둔
성 총각(聖總角)의 애타는 부정(父情)으로
겨울 들녘 풍경도 오히려 따스하다.
- 『다보탑을 줍다』(창비,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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