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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청] 병신춤을 추던 여자/이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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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4회 작성일 2025-04-12 13:52:5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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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춤을 추던 여자/이건청
 - 공옥진에게

1970년대 중반
공간 소극장에서
공옥진이 춤추며 노래를 불렀다

고통의 몸에서 불러낸 폭풍이

극장 밖까지 넘쳐나고 있었다.
한과 격정의 몸에서 불러낸 춤이
파아랗게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조그만 여자를
밀어올리고 있었다.

꼽추춤, 곰배팔이 노래로
고통의 뿌리를 껴안은 여자,
 무시되고, 비난받고
병고에 시달린 여자,
81세로 죽은 그의 몸이
영광군 농협 장례식장에 누우니,
한 여자가 불러낸 찌그러진 몸짓들이
파아랗게 빛을 뿜어
1인 창무극 여자의 죽은 몸을
하늘로 치켜 올리고 있었다.
파아란 광배에 둘린 조그만 여자를.

- ​『곡마단 뒷마당엔 말이 한 마리 있었네』(서정시학,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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