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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기] 호수/이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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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41회 작성일 2025-04-08 19:05:5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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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이형기

어길 수 없는 약속처럼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

나무와 같이 무성했던 청춘이
어느덧 잎지는 이 호숫가에서
호수처럼 눈을 뜨고 밤을 새운다.

이제는 사랑은 나를 울리지 않는다.
조용히 우러르는 눈이 있을 뿐이다.

불고가는 바람에도
불고가는 바람처럼 떨던 것이
이렇게 잠잠해질 수 있는 신비는
어디서 오는가

참으로 기다림이란
이 차고 슬픈 호수 같은 것을
또 하나 마음속에 지니는 일이다.

- 『적막강산』(타임비,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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