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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순] 풍경소리/이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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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48회 작성일 2025-04-08 10:12:4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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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이동순

그 식당 추녀엔
물고기가 달아나고 종만 댕그랗게 남은
풍경 하나가 있었습니다
그 쓸쓸한 모습을 보며
내가 물고기를 만들어 달아주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느 비 오던 밤
나는 청동물고기를 만들어
비늘도 새기고 지느러미도 새기고
마지막엔 눈알을 새겼답니다
그 청동물고기를 품에 안고
혼자 있던 종에게 다가가
달아주었어요
한순간 바람이 일며
물고기가 종체를 일깨웠지요
한없이 맑고 낭랑한 소리가
꽃향기처럼 피어나
반곡지 쪽으로 불어갔습니다
나는 눈을 감고
그 풍경소리를 들었습니다

- 이동순,『멍게 먹는 법』(도서출판 애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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