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섭] 대관령 입새/이홍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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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입새/이홍섭
구정 전날인데
대관령 입새에서 한 남자가 울고 있다
안경을 벗어들고
보도블록에 주저앉아 훌쩍이고 있다
제삿날만 되면
뜨내기 서울살이의 설움을 굽이굽이 싣고 와
한바탕 마당에 풀어놓다가
술 깬 다음날이면
문밖에서 서성이던 삼촌일까
상고 밴드부장 출신으로
밤거리를 전전하다
어느 날 밤 대관령을 넘어가서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작은댁 막내 아저씨일까
구정 전날인데
친척들은 다 모였을 텐데
훌쩍이는 남자는 일어설 줄 모른다
아흔아홉 굽이 대관령
입새에서
한 남자가 울고 있다
- 이홍섭,『터미널』(문학동네, 2011)
구정 전날인데
대관령 입새에서 한 남자가 울고 있다
안경을 벗어들고
보도블록에 주저앉아 훌쩍이고 있다
제삿날만 되면
뜨내기 서울살이의 설움을 굽이굽이 싣고 와
한바탕 마당에 풀어놓다가
술 깬 다음날이면
문밖에서 서성이던 삼촌일까
상고 밴드부장 출신으로
밤거리를 전전하다
어느 날 밤 대관령을 넘어가서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작은댁 막내 아저씨일까
구정 전날인데
친척들은 다 모였을 텐데
훌쩍이는 남자는 일어설 줄 모른다
아흔아홉 굽이 대관령
입새에서
한 남자가 울고 있다
- 이홍섭,『터미널』(문학동네,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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