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록] 잔설/이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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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설/이정록
산 채로 털을 뽑다가 오리를 놓쳤다
털 뽑던 손아귀로 달포쯤 모이를 줬다
잔설의 몸뚱어리가 밥그릇 멀리 서성거렸다
깃털이 뽑혀나간 자리마다 얼음이 박혀 있는지
멍이 들어 있었다 물을 끓이고 잔털을 마저 뽑아내자
오죽 같은 무릎마디에서 피리소리 새어나왔다
꽥꽥거리던 트럼펫 안에 검은 피가 고여 있었다
뒤뚱뒤뚱 신물이 올라왔다 발톱이 찍혀 있던
마음 안팎에서 새싹처럼 소름이 돋았다
산 채로 털을 뽑다가 오리를 놓쳤다
털 뽑던 손아귀로 달포쯤 모이를 줬다
잔설의 몸뚱어리가 밥그릇 멀리 서성거렸다
깃털이 뽑혀나간 자리마다 얼음이 박혀 있는지
멍이 들어 있었다 물을 끓이고 잔털을 마저 뽑아내자
오죽 같은 무릎마디에서 피리소리 새어나왔다
꽥꽥거리던 트럼펫 안에 검은 피가 고여 있었다
뒤뚱뒤뚱 신물이 올라왔다 발톱이 찍혀 있던
마음 안팎에서 새싹처럼 소름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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