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록] 아름다운 녹/이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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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녹/이정록
고목이 쓰러진 뒤에
보았다, 까치집 속에
옷걸이가 박혀 있었다.
빨래집게 같은 까치의 부리가
바람을 가르며 끌어올렸으리라
그 어떤 옷걸이가 새와 함께
하늘을 날아봤겠는가, 어미새 저도
새끼들의 외투나 털목도리를 걸어놓고 싶었을까
까치 알의 두근거림과 새끼 까치들의
배고픔을 받들어 모셨을 옷걸이,
까치 똥을 그을음처럼 여미며
구들장으로 살아가고 싶었을까
아니면, 둥우리 속 마른 나뭇가지를
닮아보고 싶었을까
한창 녹이 슬고 있었다
혹시, 철사 옷걸이는
털실을 꿈꾸고 있었던 게 아닐까
고목이 쓰러진 뒤에
보았다, 까치집 속에
옷걸이가 박혀 있었다.
빨래집게 같은 까치의 부리가
바람을 가르며 끌어올렸으리라
그 어떤 옷걸이가 새와 함께
하늘을 날아봤겠는가, 어미새 저도
새끼들의 외투나 털목도리를 걸어놓고 싶었을까
까치 알의 두근거림과 새끼 까치들의
배고픔을 받들어 모셨을 옷걸이,
까치 똥을 그을음처럼 여미며
구들장으로 살아가고 싶었을까
아니면, 둥우리 속 마른 나뭇가지를
닮아보고 싶었을까
한창 녹이 슬고 있었다
혹시, 철사 옷걸이는
털실을 꿈꾸고 있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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