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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 산 하나를 방석 삼아/이정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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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60회 작성일 2025-02-15 21:13:2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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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하나를 방석 삼아/이정록

단풍나무 아래에
돼지머리가 버려져 있다

돼지는 일생을
서 있거나 누워서 지낸다
앉아 있을 경우는, 오직

새끼를 낳는 암놈이
앞발만 세우고 비척거릴 때다

돼지머리는
제대로 한번 앉아보려고
목덜미 아래를 버린 것 같다

선지피는
단퐁잎이 다 들이마셨나

도끼가 지나간 자리로
산 하나를 꿰차고 있다

잘린 목으로
일찍 떨어진 낙엽을
어루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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