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무] 쓴다/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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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다/이재무
식전에 일어나 마당을 쓴다
찬물 뿌려 아직 잠 묻어 있는 바닥 깨운 뒤
손주 볼 알뜰히 문질러 닦는 할미의 손길로
살뜰하게 구석구석 마당 쓸다보면
아직 보내지 못한 애증과 집착
왜 이리도 많은 것인가
돌에 스민 얼룩처럼 지워지지 않는 것들
마당은 패고 싸리비 끝이 울며 부러진다
싸리비 다녀간 뽀얀 얼굴의 마당에
갓 태어난 햇살과 순진한 참새들 내려와 앉는다
손 씻고 방에 앉아 새삼 생각하노니
한 칸 한 칸 시간의 공백 채워 가는 일처럼
두렵고 또 경건한 일이 있을까
안절부절 생각을 풀어놓다가 방문 여니
울타리 밖 골똘한 생각에 잠겨 있는
감나무그늘 그새 백지 마당 한 획 한 획
다는 채우지 않고 넉넉히 적시고 있다
식전에 일어나 마당을 쓴다
찬물 뿌려 아직 잠 묻어 있는 바닥 깨운 뒤
손주 볼 알뜰히 문질러 닦는 할미의 손길로
살뜰하게 구석구석 마당 쓸다보면
아직 보내지 못한 애증과 집착
왜 이리도 많은 것인가
돌에 스민 얼룩처럼 지워지지 않는 것들
마당은 패고 싸리비 끝이 울며 부러진다
싸리비 다녀간 뽀얀 얼굴의 마당에
갓 태어난 햇살과 순진한 참새들 내려와 앉는다
손 씻고 방에 앉아 새삼 생각하노니
한 칸 한 칸 시간의 공백 채워 가는 일처럼
두렵고 또 경건한 일이 있을까
안절부절 생각을 풀어놓다가 방문 여니
울타리 밖 골똘한 생각에 잠겨 있는
감나무그늘 그새 백지 마당 한 획 한 획
다는 채우지 않고 넉넉히 적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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