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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유령3/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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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87회 작성일 2025-02-11 08:19:4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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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3/이영광

朝刊(조간)은 訃音(부음) 같다
사람이 자꾸 죽는다

사람이 아니라고 여겨서
죽였을 것이다
사람입니다, 밝히지 못하고
죽었을 것이다

죽이고 싶었다고……죽였을 것이다
죽이고 싶었지만……죽였을 것이다
죽이고 싶었는데……죽였을 것이다

죽은 사람은,
죽을 것처럼 哀悼(애도)해야 할 텐데

죽인 자는 여전히
얼굴을 벗지 않고
心臟(심장)을 꺼내놓지 않는다

​여전히 拉致中(납치중)이고
暴行中(폭행중)이고
鎭壓中(진압중)이다

計劃的(계획적)으로
卽興的(즉흥적)으로
合法的(합법적)으로
사람이 죽어간다

戰鬪的(전투적)으로
錯亂的(착란적)으로
窮極的(궁극적)으로, 사람이 죽어간다

아, 決死的(결사적)으로
總體的(총체적)으로
電擊的(전격적)으로
죽은 것들이, 죽지 않는다

죽은 자는 여전히 失踪中(실종중)이고
籠城中(농성중)이고
投身中(투신중)이다

幽靈(유령)이 떠다니는 玄關(현관)들,
朝刊(조간)은 訃音(부음) 같다

(아픈 천국, 2010,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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