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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학] 기침/이윤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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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55회 작성일 2025-02-09 19:22:0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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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이윤학

주먹을 불끈 쥐고
기침을 시작하는 아버지.
금 캐러 광산에 다닌 아버지.
돌가루 쌓아놓고 사는 아버지.

새벽 4시를 알리는
아버지의 기침소리.
뭉텅이별이 쏟아지는
아버지의 기침소리.

네가 갓난아기였을 때
너희 아버지는 금 캐러 가기 전에
금 캐러 갔다와서
네 눈을 바라보곤 했다.

삼십 후반이 된 아들에게
아버지 얘기를 흘려놓고
어머니
비닐집 속으로 사라진다.

뿌옇게 물방울 열린 비닐집.
갈빗대 튀어나온 비닐집.

경운기 몰고 풀 깎으러 가는
넥타이 허리띠 졸라맨 아버지.

+문학사상, 2003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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