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선] 울음소리로 몸을 꿰매고/이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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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소리로 몸을 꿰매고/이성선
밤에 나는
커다란 한 마리 새로 변하여
웅크려 발톱을 갈다가
허공을 날아
얼음 번쩍이는 설악산 그 큰 뿌리를
두 발로 번쩍 들어, 날아 날아
허공을 가로질러 와서
마음 복판에 들여놓는다.
내 안에 산이 우는 소리
밤중 큰 산의 큰 울음소리
나는 밖으로 난 문빗장을 굳게 지르고
울음소리에 흔들리다가
울음소리가 되어 울다가
등이 터지고 마음 찢어지고
밤내 울다가
어느 자정 무서운 울음소리 한 끝으로
해진 내 몸 다 얽어 꿰매고는
홀연히 일어나
실로 커다란 한 마리 새가 되어
서쪽 하늘로 날아간다.
밤에 나는
커다란 한 마리 새로 변하여
웅크려 발톱을 갈다가
허공을 날아
얼음 번쩍이는 설악산 그 큰 뿌리를
두 발로 번쩍 들어, 날아 날아
허공을 가로질러 와서
마음 복판에 들여놓는다.
내 안에 산이 우는 소리
밤중 큰 산의 큰 울음소리
나는 밖으로 난 문빗장을 굳게 지르고
울음소리에 흔들리다가
울음소리가 되어 울다가
등이 터지고 마음 찢어지고
밤내 울다가
어느 자정 무서운 울음소리 한 끝으로
해진 내 몸 다 얽어 꿰매고는
홀연히 일어나
실로 커다란 한 마리 새가 되어
서쪽 하늘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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