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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흠] 연리지 3/이대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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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32회 작성일 2025-05-30 16:51:0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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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지(連理枝) 3/이대흠

육사 교수 지낸 이인수씨는
박정희 시절 유신 반대로 옥에 갇혔을 때
지금은 북으로 간 이인모 노인과 한 방을 쓴 적이 있었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싸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는데
한쪽에서 빨갱이 새끼라고 욕을 하면
다른 쪽에선 반동 새끼라고 대꾸를 하며
아침이 걸기도 하였다는데

잎보다 먼저 꽃 피는 진달래나
잎 먼저 내미는 감나무나
욕으로 시작하여 욕으로 끝났을 그 둘의 대화도
봄 깊은 이 나라의 산과 들 같았으리

밤이 되면 추우니
빨갱이 새끼와 반동 새끼가
등을 꼭 붙이고 잠을 잤다는데

- 『물 속의 불』(천년의시작,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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