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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무] 정선 골짝에 들어​/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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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34회 작성일 2025-05-30 11:40:0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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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골짝에 들어​/이재무

남부여대 같은 살림일랑
작파해버리고
물정 모르는 여자 하나 꿰차고
정선 싸릿골 골짝에 숨어 들어가
숯 구우며 한세상 살고 싶어라
귀 닫고 입 닫은 채
산이나 캐 먹으며 살고 싶어라
여자가 아궁이에 불 지필 때
숱 많은 머리 빗겨주거나
수제비나 뜨며 살고 싶어라
나는 장작을 패고
여자는 나물 다듬다
눈 마주쳐 불쑥,
짐승 도지면 그냥 그 자리
한 몸으로 엉켜 산천이 울리도록
쿵쿵 큰 숨 몰아쉬고 싶어라

-  『슬픔은 어깨로 운다』(천년의시작,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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