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무] 저녁 종소리/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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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종소리/이재무
울타리 너머에서 들려오는 저녁
종소리 한쪽 귀로 들어와 한쪽 귀로
빠져나가는 날이 많았지만
두 눈으로 흘러들어와 한참을 머물다
양쪽 귀로 나가는 날도 있었다.
그런 날은 두 눈을 꼬옥 감아도
치어 떼처럼 몰려와
옴찔옴찔 한사코 눈꺼풀 열어젖혀
파고들어 와서는
몸 안 구석구석을 헤엄치고 다니며
은빛 잔물결을 일으키고는 하였다.
- 『슬픔은 어깨로 운다』(천년의 시작, 2017)
울타리 너머에서 들려오는 저녁
종소리 한쪽 귀로 들어와 한쪽 귀로
빠져나가는 날이 많았지만
두 눈으로 흘러들어와 한참을 머물다
양쪽 귀로 나가는 날도 있었다.
그런 날은 두 눈을 꼬옥 감아도
치어 떼처럼 몰려와
옴찔옴찔 한사코 눈꺼풀 열어젖혀
파고들어 와서는
몸 안 구석구석을 헤엄치고 다니며
은빛 잔물결을 일으키고는 하였다.
- 『슬픔은 어깨로 운다』(천년의 시작,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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