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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수] 모래별/손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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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95회 작성일 2025-03-23 10:47:0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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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별/손택수

귓속에서 모래 우는 소리가 납니다
낙산이라 제 몸이 명사산이 되었나 봅니다
자신만 한 서역이 있을까요
너무 멀다고, 곁에 있어도 한 몸이 될 수 없다고
모래와 모래가 등을 부빌 때마다
행성과 행성 사이로 흐르는 빛들이 서걱거립니다
포옹을 할수록 타는 것은 모래의 혀입니다
당기면서 밀어내는. 붙었다
떨어질 때마다 반짝이는 모서리
이 적막한 점점을 별자리로 삼을 수 있을까요
틈을 메꿀 때조차 틈을 낳는 게 모래라서
이 꽉 찬 틈들이 도시의 불빛들을 잠시도
잠들지 못하게 하나 봅니다
머물러 있을 때조차 이미 반쯤은 이별의 자세
늘 떠나고 있지만 그 자리 그대로입니다
어느 바위에서 떨어져 나왔는지
어느 바다 해변을 찾아가고 있는지
온 지구를 돌아다니다 내 곁으로 온 여행자
모래바람이 귓속을 불어갑니다 

​-계간_문파_2024년_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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