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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춘] 나비제/서정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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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68회 작성일 2025-03-21 15:20:2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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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제(祭)/서정춘
                 
 나비가 한 마리 나에게로
 수만 마리의 몸짓을 버리고 버리면서 나에게로
 잃어버린 꽃밭 길도 잃어버린 手話도 도로 찾아 나에게로
 빨리빨리 날아오니 낙화유수입니다

 꽃밭에 든 내 마음의 향기가
 나비를 한 마리 맞이합니다

 나비는
 천사가 백지로 날개를 오려줄 때
 그 가위질 소리도 한 소절 가지고 날아옵니다
 
 나비는
 천사가 손거울에 햇볕을 담아 요리조리 비춰서
 나에게로 한 마리 지어 보내 준 것입니다

 나비는
 다 자란 내 마음의 향기 위에
 날개를 한 번 접힌 백지입니다

 나비는
 꽃 뿌리의 땅 속에서 대장장이가
 연거푸 불어 올린 풀무질에
 귀가 밝은 불꽃으로 나불거립니다

 나비는 연금술을 꿈꾸기 시작하는 백지의 은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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