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찬호] 나무와 양의 결혼식/송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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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양의 결혼식/송찬호
나무와 양이 결혼했다
둘은 혼인 서약을 상기하기 위해
언덕에 창을 세우고
날카롭고 뾰족한 창 끝에 결혼 반지를 끼워 두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나무와 양은 깜짝 놀랐다
벌써 십년의 결혼 생활이 지나고 있었다
신혼의 침대에
하룻밤도 누워보지 못한 채,
벌써 태어난 어린 나무와 양들도 있었다
그들을 기르기 위해
나무는 양의 젖을 짰다
젖이 나오지 않으면
나무는 양을 때렸다
나무와 양은 매일 허둥거렸다
칼슘 단추는 떨어져 어디로 달아난 거지?
납 칼라는 왜 그리 자주 때가 묻지?
어째서 이 나뭇잎을 지폐로 환전할 수 없느냐구요
오늘은 결혼기념일이에요
나무와 양의 결혼식
몸에 검은 타르를 칠하고
깃털을 붙이고
새의 둥지 왕관을 썼으니
오늘은 당신이 나무의 왕이에요
비록 불에 그을리긴 했지만요.
나무와 양이 결혼했다
둘은 혼인 서약을 상기하기 위해
언덕에 창을 세우고
날카롭고 뾰족한 창 끝에 결혼 반지를 끼워 두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나무와 양은 깜짝 놀랐다
벌써 십년의 결혼 생활이 지나고 있었다
신혼의 침대에
하룻밤도 누워보지 못한 채,
벌써 태어난 어린 나무와 양들도 있었다
그들을 기르기 위해
나무는 양의 젖을 짰다
젖이 나오지 않으면
나무는 양을 때렸다
나무와 양은 매일 허둥거렸다
칼슘 단추는 떨어져 어디로 달아난 거지?
납 칼라는 왜 그리 자주 때가 묻지?
어째서 이 나뭇잎을 지폐로 환전할 수 없느냐구요
오늘은 결혼기념일이에요
나무와 양의 결혼식
몸에 검은 타르를 칠하고
깃털을 붙이고
새의 둥지 왕관을 썼으니
오늘은 당신이 나무의 왕이에요
비록 불에 그을리긴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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