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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권] 소금/송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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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창민 조회 23회 작성일 2025-05-30 17:31:4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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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송수권

나는 소금이고 싶다
저 바닷물을 다 퍼 올려서
오뉴월 땡볕에
땡땡 여물은 소금이고 싶다.

싱거운 것을 짜게 하고
싱거운 삶을 짜게 하고
우리들의 독 속에 갇힌 자유
우리들의 독 속에 갇힌 一分의 평화
썩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는 소금이고 싶다.

밤으로 먼 길을 쫓겨
발 부르터 오는 자의 발가락에
진물을 거두어 주는
할머니의 치마꼬리에 찬 약소금
나는 그 한 봉지의 소금이고 싶다.

어둠 속에서도 희게 빛나는 소금
바닷물을 감아올리는 사나이들의 팔뚝
그 신성한 노동 끝에
알알이 영그는
나는 흰 소금이고 싶다.

- 『꿈꾸는 섬』(문학과지성사,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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