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연어/신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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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신경림
자네 아버지는 그렇게 죽었지,
동네 큰 마당에서 몰매에 맞아.
거적대기에 덮여 공동묘지로 가던 날,
마을은 집집마다 문을 닫아 걸었네.
어머니가 자네 업고 신새벽에 떠나자
집에는 불을 질렀지, 이 마을의
재앙 이걸로 영원히 떠나라면서.
알 수가 없네, 자네가 돌아온 속내
영 알 수가 없네. 살다 보니
원한도 그리움이 되던가? 센 물살
어렵게 거슬러 올라오다가, 잊었다고?
미움도 아픔도 다 잊었다고?
아무렴 알을 낳으렴,
연어보다 더 아름답고 빛나는 알을.
- 신경림,『뿔』(창작과비평사, 2002)
자네 아버지는 그렇게 죽었지,
동네 큰 마당에서 몰매에 맞아.
거적대기에 덮여 공동묘지로 가던 날,
마을은 집집마다 문을 닫아 걸었네.
어머니가 자네 업고 신새벽에 떠나자
집에는 불을 질렀지, 이 마을의
재앙 이걸로 영원히 떠나라면서.
알 수가 없네, 자네가 돌아온 속내
영 알 수가 없네. 살다 보니
원한도 그리움이 되던가? 센 물살
어렵게 거슬러 올라오다가, 잊었다고?
미움도 아픔도 다 잊었다고?
아무렴 알을 낳으렴,
연어보다 더 아름답고 빛나는 알을.
- 신경림,『뿔』(창작과비평사,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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